산민 이용

[ 2004년 제11작품전 ]

八曲屛 Ⅰ

116 × 35cm × 8 / 2004年

원문

忙處要有悠閒的趣味
天地寂然不動而氣機無息少停日月晝夜奔馳而貞明萬古不易故君子閒時要有喫緊的心事忙處要有悠閒的趣味 <전8>

心虛則性現意淨則心淸
心虛則性現不息心而求見性如撥波覓月意淨則心淸不了意而求明心如索鏡增塵 <전171>

學者要收拾精神倂歸一路
學者要收拾精神倂歸一路如修德而留意於事功名譽必無實詣讀書而寄興於吟風雅定不深心 <전44>

靜中念慮澄徹見心之眞體
靜中念慮澄徹見心之眞體閒中氣象從容識心之眞機淡中意趣夷得心之眞味觀心證道無如此三者 <전87>

忙裡要偸閒鬧中要取靜
忙裡要偸閒須先向閒時討木覇杷柄鬧中要取靜須先從靜處立個主宰不然未有不因境而遷隨事而靡者 <전184>

意廣者斗室寬若兩間
延促由於一念寬窄係之寸心故機閑者一日遙於千古意廣者斗室寬若兩間 <후19>

人心不可一日無喜神
疾風怒雨禽鳥霽日光風草木欣欣可見天地不可一日無和氣人心不可一日無喜神 <전6>

出世之道卽在涉世中
出世之道卽在涉世中不必絶人以逃世了心之功卽在盡心內不必絶欲以灰心 <후41>

해석문

바쁜 가운데서도 여유 있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천지는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지만 그 활동은 잠시도 쉬지 않으며, 해와 달은 밤낮으로 달리지만 그 밝음은 언제나 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한가할 때에도 급한 일에 미리 대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바쁠 때에도 여유 있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마음을 비우면 본성이 나타나고, 뜻이 깨끗하면 마음이 맑아진다.
마음을 비우면 본성이 나타나나니 마음을 편안히 하지 않고 본성을 보려고 하는 것은 물결을 헤치면서 달을 찾는 것과 같다. 뜻이 깨끗하면 마음이 맑아지나니 뜻을 맑게 하지 않고 마음이 맑기를 바라는 것은 마치 거울을 찾으면서 먼지를 더하는 것과 같다.

학문하는 사람은 정신을 가다듬어 한 곳에 집중해야 한다.
학문하는 사람은 정신을 가다듬어 한 곳에 집중해야 한다. 만약 덕을 닦으면서 마음을 공적과 명예에 둔다면 결코 깊은 경지에 이르지 못할 것이며, 책을 읽으면서도 시나 읊고 풍류나 즐기는 데 감흥을 느낀다면 결코 깊이 이르지 못할 것이다.

고요한 가운데 생각이 맑으면 마음의 참 모습을 볼 수 있다.
고요한 가운데 생각이 맑으면 마음의 참 모습을 볼 수 있고, 한가할 때 기상이 조용하면 마음의 참 기틀을 알 수 있으며, 담박한 가운데 의취가 안정되어 있으면 마음의 참맛을 얻을 수 있으니, 마음을 살피고 도를 체득하는 데 이 세 가지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

바쁜 가운데 한가함을 얻고, 시끄러운 속에서 고요함을 얻는다.
바쁜 가운데 한가함을 얻으려면 모름지기 한가할 때 마음의 중심을 잡아야 하고, 시끄러운 속에서 고요함을 얻으려면 모름지기 고요할 때 마음의 주체를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환경에 따라 변하고 일에 따라 흔들리게 된다.

뜻이 넓은 사람에게는 좁은 방도 천지처럼 넓다.
길고 짧은 것은 한 생각에 달려있고 넓고 좁은 것은 한 치 마음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마음이 한가로운 사람은 하루가 천년보다 길고 뜻이 넓은 사람에게는 좁은 방도 천지처럼 넓다.

사람의 마음에는 하루라도 즐거움이 없어서는 안 된다.
세찬 비바람에는 새들도 근심하고, 개인날 화창한 바람에는 초목도 기뻐한다. 그러므로 천지에는 하루라도 온화한 기운이 없어서는 안 되며, 사람의 마음에는 하루라도 즐거움이 없어서는 안 된다.

속세를 벗어나는 길은 세상살이 속에 있다.
속세를 벗어나는 길은 세상살이 속에 있는 것이니 반드시 사람과 절교하고 숨어살 필요는 없으며, 마음을 깨닫는 공부는 마음을 다하는 가운데 있는 것이니 반드시 물욕을 끊어 마음을 식은 재처럼 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