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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료한 선구 속 숨은 지혜와 성찰 찾기

▲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16일부터 23일까지 전시장 1실에서 여는 기획초대전 ‘산민 이용 서예전’은 바로 이러한 관용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다.


2014-10-22 전북도민일보 송민애 기자


‘빠름’의 시대. 속도, 소비, 자본으로 대변되는 현대사회에서 느림, 여유, 성찰 등은 하나의 사치스러운 단어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매순간 분주한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필요한 요소는 여백과 쉼이 있는 삶이 아닐까.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16일부터 23일까지 전시장 1실에서 여는 기획초대전 ‘산민 이용 서예전’은 바로 이러한 관용과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다. 서예가 산민 이용이 열 여섯 번째 개인전에 들고 온 주제는 ‘禪을 묻다’이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선구(禪句)를 통해 현재의 삶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서예작품을 통하여 선(禪)을 묻되,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선구 속에서 성찰과 지혜를 얻고, 위로와 휴식을 누리게 하는 것.’(월간 서예문인화 이용진 편집장의 글 중에서)

한마디로 ‘선미(禪味)가 나는 작품’을 추구하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전시에는 금문 등의 고대문자를 문자조형과 회화적 작품구성을 통해 현대적인 미감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첫 번째 작품 ‘단표’부터 쉰한 번째 작품 ‘금강경금문10곡병’까지 전시장을 가득 채운 작품에는 아주 깊고 묘한 이치가 스며있다.

도시락과 표주박만 소유하는 삶을 그린 작품 ‘단표’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소박한 삶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또 ‘책을 보고 거문고를 연주하며’한가롭게 살아가는 인생의 즐거움을 표현한 ‘관서고금’과, 물욕이 없는 맑은 마음으로 거문고와 책을 옆에 두고 즐기는 ‘징심득묘관’과 ‘좌유금서’는 무소유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이밖에도 불교의 대표적인 경전인 ‘화엄경’의 ‘일체유심조’, 중국의 유명한 시인 이백의 ‘산중문답’나오는 말 대신 웃음으로 답하는 모습을 가리키는 표현인 ‘소이부답’ 등 삶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깊은 성찰의 메시지를 두루 만나볼 수 있다.

월간 서예문인화 이용진 편집장은 “산민 선생의 서예세계는 면밀한 배려와 섬세한 균형, 엄정한 절제를 통하여 점획이 상호 융화하며 긴밀한 관계 형성을 특징으로 한다. 또한 현대적 미감과 정제된 필획으로 세련미를 돋보이게 한다. 웅후(雄厚)하면서도 고졸(古拙)함을 충분히 취하여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구현해낸 것”이라며 “산민 선생 서예세계의 이러한 특성들이 선구를 만남으로써 휴식, 여유, 여백, 맑음, 관조와 같은 심리적 측면과 서예미학적 완성도를 함께 높였다고 할 수 있다”고 평했다.

한편, 산민 이용은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이며, 개인전 16회를 비롯해 예술의전당, 조선일보미술관, 아랍미술관 등의 초대전, 동경박물관, 베를린국립박물관, 북경미술관 등지에서 해외초대전 및 국제교류전 등 전시활동 400여회를 가졌다. 대한민국서예대전 심사위원장 등 심사활동 60여회와 송재문화상, 효원문화상, Art Noblesse상을 수상했다. 한국현대서예·문인화협회 이사장,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집행위원장·총감독, 전주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전북대학교 초빙교수,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