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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민 이용 개인전 '선을 묻다'


▲단표(單瓢)/ 37 x 56cm


2014-10-15 전라일보 이수화기자


14만자가 쓰인 410m의 대형작품 ‘법화경’이 전시장 한가운데를 가득 메운다. 2년 동안 주말과 휴식시간을 내어놓은 채 하루 5~6시간씩 기록한 노력의 산물은 마치 한 번에 써내려간 듯 일정한 서체와 흐름, 놀라운 정교함과 내공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서예가, 금문 대표 서예가 산민 이용이 개인전 ‘선을 묻다’를 연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이인권)이 지난 1월 시행한 아트 노블레스(Art Noblesse)상 수상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념전으로 16일부터 23일까지(개막은 16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 1실에서 개최된다.


초기에는 전통서예를 섭렵하고 80년대 초중반에는 서화동원(글씨와 그림은 같은 뿌리)을 기조로 현대서예운동에 앞장 선 그는 90년대 이후부터 전통서예와 현대서예를 아우르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2년 만에 갖는 열여섯 번째 개인전에서는 1호부터 400m 대작까지 다채로운 신작 80여점을 선보인다.


주제는 ‘선을 묻다’다. 이유를 모른 채 바쁘고 배타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선종의 준말인 ‘선’은 사전적으로는 번뇌를 끊고 진리를 깊이 생각하여 무아의 경지에 드는 일을 뜻하지만 종교적 관점을 떠나 관용, 여유, 휴식, 정화 같은 일반적인 선들을 담고자 했습니다. 선의 맛이 나고 선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작품이 되길 바랍니다.”


글감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구는 금문과 예서로 쓰였다. 과거 철기와 동기 등에 새겼던 금문은 독특한 형태로 눈길을 끌고, 예서는 단정한 모습으로 구절들을 자세히 전한다. “금문이라는 문자는 표정이 있어요. 상형성과 회화적 요소가 있는 거죠. 현대서예운동 당시 읽는 서예가 아닌 보는 서예를 주장했는데 그런 면에서 금문이 제격입니다.”


그림과 글씨가 섞인 듯 쉽고 다채롭다. 한 글자씩 쓰여 있는 소품과 다양한 색상의 한지 또한 보는 재미를 더한다. 작품 중 ‘단표’는 도시락과 표주박만 소유하는 소박한 삶을, ‘관서고금’은 한가롭게 살아가는 인생의 즐거움을 말하고 있다. 징심득묘관과 좌유금서는 무소유에 대해 논한다.


이인권 대표는 “고전의 향기가 깃든 서예를 현대적이면서 아름다운 예술적 표현양식의 경지까지 올려놓았다. 무구한 세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언제나 온고지신의 창작정신을 구현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개인전 16회와 국내외 초대전 400여회를 가졌다. 심사활동 60여회와 송재문화상, 효원문화상을 수상했다. 한국현대서예?문인화협회 이사장과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집행위원장?총감독, 전주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서예협회 자문위원, 한국전각협회 자문위원, 서예진흥위원회 정책자문위원, 국제서예가협회 부회장, 전북대학교 초빙교수,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다. 저서로는 ‘예서시탐’ ‘한묵금낭’ ‘서예개관’ ‘금문총서-아계부외 4종’ 등이 있다.